심방요청 (?)

말씀드린대로, 올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드리는 성탄전야예배는 목회자인 저희 집에서 함께 모여 드리기로 합니다. 문득 사모와 이 결정을 해놓고 비좁아 불편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했습니다. 그리고선 이내 예전 집을 생각하며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과거 저희 가정이 살았던 Duplex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너무 큰 집을 주셨습니다.

2년여전 필라델피아에서 이곳 라그란지로 내려올 때 아내와 저는 자주자주 교회 식구들과 집에서 함께 모여 음식도 먹고 교제도 하고 지낼 생각에 마음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그런데 저희 재정 상황에 맞추어 집을 얻다 보니 좁은 집에서 싸온 짐을 채 다 못푼채 오랜 시간을 지내 왔습니다. 애초의 계획은 물거품처럼 되어지고, 겨우 안수집사님들과 모임, 그리고 찬양팀 회식이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그 모임을 통해 오신 분들이 불편하실까 제 마음이 더 불편했었거든요. 그후로 간혹 한 두 가정 정도 집에서 교제한 적은 있지만, 다시 여러 사람을 초대하여 모임을 갖는 것은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가정에서 모여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교제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 오던 터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저희는 이번에 소위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장만한다는 ‘영끌족’이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별 기대않던 모기지론도 승인이 이뤄지고, 더군다나 새로 지은 신축에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百聞不如一見)’이라는 고사성어가 있죠. 직접 오셔서 보시기 바랍니다. 대개는 성도분들이 저에게 심방을 요청하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목회자로서 도리어 성도님들에게 심방(?)을 요청드립니다.

한 가지 주의를 당부드리는 것은, 이번 모임은 집들이가 아닙니다. 성탄전야예배와 친교 모임입니다. 따라서 집들이 선물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부담없이 오시기 바랍니다. 바라고 소망하기는 저희가 거하는 처소가 목회의 여정 가운데 안식처로서 뿐 아니라 동행하는 분들과 삶을 나누고 격려하는 장(場)이 되어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