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을 맞이 하면서 감사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감사를 나타내는 영어 ‘thank’는 ‘생각하다’의 ‘think’와 어원이 같습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감사할 일이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철학자 하이데거는 종종 “생각한다는 것은 감사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고, 영국에 있는 청교도 교회의 벽에는 “생각하라 그리고 감사하라(Think and Thanks)”라는 말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그 청교도들의 삶과 오늘날 추수감사절이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그들은 일찍이 영국에서 기독교인들을 향한 박해를 피해 신앙의 자유를 위해 Mayflower라는 배를 타고 63일간의 항해를 거쳐 1620년 12월 26일에 보스턴(Boston) 근처의 플리머스(Plymouth)라는 항구에 도착했습니다. 영국을 떠날 때는 126명이었는데, 도착했을 때는 102명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다음의 일곱가지로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1) 180톤밖에 안 되는 작은 배이지만 그 배라도 주심을 감사, (2) 평균 시속 2마일로 항해했으나 117일간 계속 전진할 수 있었음을 감사, (3) 항해 중 두 사람이 죽었으나 한 아기가 태어났음을 감사, (4) 폭풍우로 큰 돛이 부러졌으나 파선되지 않았음을 감사, (5) 여자 몇 명이 심한 파도에 휩쓸렸지만 모두 구출됨을 감사, (6) 인디언들의 방해로 상륙할 곳을 찾지 못해 한 달 동안 바다에 표류했지만, 결국 호의적인 원주민이 사는 곳에 상륙하게 해 주셔서 감사, 그리고 (7) 고통스러운 3개월간의 항해 중 단 한 명도 돌아가자는 사람이 나오지 않았음을 감사였습니다.
그런데 또 첫해 혹독한 추위와 전염병으로 그리고 다음해 농사를 망쳐서 추수기인 10월 사이에 102명 중 44명이 얼어 죽고, 굶어 죽었습니다. 척박한 삶에 하나님께서는 그 땅의 원주민 인디언들을 통해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들이 씨도 가져다 주고 낯선 땅에서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것이 너무 감사해서 수확한 곡식과 야생에서 잡은 칠면조와 주워온 과일들을 가지고 원주민들을 초대하여 하나님께 감사하는 3일 동안 축제를 벌인 것이 미국 고유의 추수감사절 (Thanksgiving Day)의 첫 유래가 된 것입니다.
Thanksgiving Day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2년 뒤 매사추세츠 주지사인 윌리암 브래드퍼드 (William Bradford)의 칙령에 의해서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위대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곡식을 풍성하게 내려주셨고, 사냥감과 고기가 많은 바다를 주셨다. 야만인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셨고, 흑사병과 각종 질병으로부터 지켜주셨으며, 또 양심을 따라 주님을 섬길 수 있는 자유를 주셨다. 그러므로 그대들의 행정관인 나는 그대들 순례자들 모두, 그대들과 아내들과 어린 자식들이 모임 장소에 함께 모이고, 오전 9시와 12시 사이 주후 1623년, 곧 그대들 일행이 이 터전에 상륙한 지 제 3년 11월 29일 목요일에 그대들의 목사로부터 말씀을 들으며 축복을 받으며 전능하신 하나님께 예배를 드릴 것을 선포하노라.”
정착 초기 혹독한 환경에서도 조목조목 하나님께 감사해야 할 이유, 감사의 조건, 감사 제목을 찾아 내었습니다. 우리에게도 낯선 땅 이민의 삶에서 감사는 단순히 그때그때 느껴지는 고마운 기분의 정서적 반응이나 말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모든 순간을 깊이 생각하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선하심을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지나온 삶과 오늘, 그리고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십시다. 그리고 감사로 이어가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 감사를 나누는 삶을 살아가길 소망합니다.